올해 초에, 친구에게서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라는 책을 선물받았다.
나는 자기계발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성공을 향한 방법을 설명한 책들은, 실제로 그 방법을 따라한다고 성공할 것 같지도 않아서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거나.. (물론 성공한 사람들은 그 방법을 따랐겠지만.. 그게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공감을 불러일으킨 경우라도 괜히 내가 잘못 살고있나? 하는 우울섞인 자괴감만 들게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일단 재미있고 (내가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재미'다. 글로 밥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남이 자기 글을 읽도록 재미있게 전달하는 화법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지)
나의 인생을 좀 더 잘 컨트롤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인생 선배로서 따뜻한 시각으로 쓰여져 있는거 같아서.. (역시 기자출신 작가; 글 잘쓴다 ^^;)
참 좋았다.
그래서 그 책에서 극찬을 했던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 아웃라이어를 최근 빌려서 읽었다.
티핑포인트라는 책도 유명한데, 그건 재작년에 회사에서 독서모임 하면서 읽었었고..
말콤 글래드웰도 뉴욕의 저널리스트 답게.. 글을 참 재미있게 잘 쓰면서도..
논리가 참 명쾌하다.
블링크는 어떤 일에 대한 판단이 2초정도의 짧은 순간에 이미 결정된다는 내용인데..
그게 편견이거나 아니면 점쟁이의 신기 같은 것이 아니라..
상황을 얇게 쪼개어 판단하는 판단력 때문으로.. 사람들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훈련에 의해서 키울 수 있고..
그리고 중요한 것은.. 사람이 극한 상황에 몰리면 이런 순간의 판단이 매우매우 잘못 작동하는데..
(그 사례로 든 것이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려던 흑인에게 45발의 총을 쏜 네명의 백인경관 이야기였다. 우범지대의 흑인이 경찰을 봐도 도망가지도 않고 움직이지 말라는 경고도 안듣고 하는 통에 경관들이 극도의 긴장상태로 들어가서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것)
그것 역시 훈련을 통해서 바꿀 수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책에서 제시한 사례는, 한 보디가드 업체가 쓰는 방법으로.. 모의 실험 같은 것을 해서 플라스틱 총탄을 맞게 해서 총에 맞거나 맞을뻔한 상황에서도 침착을 잃지 않게 하는 무시무시한 방법이었지만 ^^;)
아웃라이어는.. 제목만 들으면 평균에서 벗어나는 천재들의 이야기 같지만..
그건 아니고 천재는 일정 수준만 넘으면 탄생할 수 있는데..
타이밍을 잘 타고 태어나야 하고.. 주변 사람들과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
유명한 하키선수가 1,2,3월 생에 몰려있다거나 (어렸을 때부터 우열반 같은걸 나누는데, 1월생이 12월생보다 신체발육이 좋기 때문에 우반에서 더 좋은 훈련코스를 밟는다는 것)
세계의 유명한 부자가 미국의 1830년대 출생에 몰려있다는 사례를 들어.. (그들이 30대가 되는 1860년대에 미국에는 부자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기회가 널려있었다)
인생은 역시 타이밍!! 이라는 말을 하려고 하는 듯 하면서도..
그래도 사람에게 기회를 주려면 사회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훈훈하게 끝냄..
무엇보다도..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작가의 화술이 천재적이다..
적절한 사례를 들고, 강약을 조절하면서.. 한번 책을 쥐면 놓기 힘들게 함.. ^^;
그리고 이 책의 좋았던 점은.. 재미있는 사례를 많이 들어놔서 읽고나면 화제거리가 풍부해 진다는 것 ^^; (책 내용에 대해서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거든)
소설처럼 술술 읽히고, 나름 교훈도 주는 재미있는 책들이었다.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