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나 2008. 7. 27. 21:02
관계를 맺는다는건, 책임을 진다는 말이다.

하다못해 화분 하나를 사더라도, 화분과 관계를 맺는다는건 앞으로 제때 물주고 햇빛 보여주고 책임을 지겠다는 것.

하물며 사람과의 관계라면, 책임은 더욱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선의로서 시작된 관계가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한 섭섭함이 쌓여서 안좋은 결과로 끝나는 것도 많이 보았다.

종교를 갖고 난 뒤, 종교단체와의 친교도 중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려서부터 믿어와서 교회활동이 생활의 일부가 된 그들과 주변에 신자는 하나도 없는 나와는 다르다. 섣불리 친교모임에 들었다가 벌려놓은 관계를 감당하지 못하고 의무감에 허덕이며 시간에 쫒기다가 결국 관계를 망치게 될까봐 나는 두렵다.

지금 나는 일주일에 한번 있는 미사시간이 즐겁고, 성가를 부르는 것이 좋고, 신부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좋으며, 온전한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이 기쁘다. 일주일에 한번, 성당에 가는 것이 즐거움과 기쁨이 되어야 마땅하지, 의무감이 되는 것은 싫다.

이것이 아직 성당단체와의 친교를 망설이고 있는 이유다.